
처형 명단에 오른 마교 하급 교도 마진. 기억을 대가로 힘을 얻는 자유마공으로, 자신을 버린 마교와 그들을 이용한 정파의 장부를 찢어 낸다.
“무릎 꿇어.” 빗물이 마진의 목덜미를 타고 흘렀다. 손목을 묶은 쇠사슬은 찬물에 젖어 더 무거웠다. 앞에 선 교도 둘이 사슬을 잡아당기자, 마진의 무릎이 진흙에 박혔다. 흑우령의 처형장은 본당보다 낮은 골짜기에 있었다. 도망친 놈이나 장부를 잘못 건드린 놈을 조용히 없애기 좋은 자리였다. 오늘 그 자리를 차지한 건 스물한 살 하급 교도 하나였다. 마진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대신 진흙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 수를 셌다. 왼쪽에서 아홉 번, 오른쪽 바위 끝에서 세 번. 처형검을 든 사내가 발을 옮길 때마다 쇠붙이가 부딪히는 소리도…